하노이에서 점심으로 베트남 음식을 먹으면 아직도 가격이 고맙게 느껴진다. 그런데 한 달 식비를 합쳐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나는 식재료와 외식비를 합쳐 월평균 60만 원 정도를 쓴다. 개인적으로 돌아다니는 교통비도 한 달에 약 10만 원이 든다.
베트남 물가가 저렴하다는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로컬 식당에서 저렴하게 한 끼를 먹는 것과, 외국인으로서 익숙한 음식을 먹으며 한 달을 사는 것은 다른 이야기인 것 같다. 하노이 이주를 준비하고 있다면 쌀국수 한 그릇 가격보다 자신의 일주일을 먼저 떠올려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먼저, 내 식비와 교통비는 월평균 약 70만 원이다
나는 점심은 보통 베트남식으로 먹는다. 저녁에는 한식·일식·양식을 합쳐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외식하고, 나머지는 집에서 요리해 먹는 편이다. 매일 외식을 하는 생활도, 모든 끼니를 로컬 식당으로 해결하는 생활도 아니다.
| 항목 | 내 월평균 지출 | 포함 범위 |
|---|---|---|
| 식비 | 약 60만 원 | 식재료 구입과 외식 |
| 개인 교통비 | 약 10만 원 | 개인 택시 이동, 주 약 10회 |
| 두 항목 합계 | 약 70만 원 | 전체 생활비 아님 |
| 주거·출퇴근 | 별도 개인 부담 없음 | 회사에서 숙소와 출퇴근 차량 제공 |
특히 주거비와 출퇴근비가 빠져 있다는 점은 꼭 짚고 싶다. 나는 회사에서 숙소를 제공하고 출퇴근에는 업무용 차를 이용한다. 따라서 위 금액만 보고 “하노이에서는 월 70만 원이면 생활한다”고 받아들이면 안 된다. 통신비·공과금·여행·쇼핑·의료비 등도 이 두 항목의 합계에 포함해 계산한 것이 아니다.
로컬 한 끼는 저렴하지만, 한식과 일식까지 같은 가격은 아니다
오래 살다 보면 베트남 음식만 먹고 싶지는 않다. 한국인인 나에게는 한식이 생각나는 날이 있고, 일식이나 피자처럼 다른 음식이 먹고 싶은 날도 있다. 현지 식당의 가격을 기준으로 생활비를 예상했다가 이런 외식이 늘어나면, 생각만큼 저렴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가격 차이를 막연하게 이야기하는 대신, 현재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하노이 식당 메뉴 몇 가지를 함께 놓아 봤다. 모두 직접 먹은 후기라는 뜻은 아니며, 음식 종류와 주문 방식에 따라 금액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기 위한 사례다.
| 식사 예시 | 공개 메뉴 가격 | 주문 단위 |
|---|---|---|
| 베트남식 · Phở Thìn Bờ Hồ Phở Chín | 60,000동 | 쌀국수 1그릇 |
| 한식 · Daebak 차돌 된장찌개 | 220,000동 | 메뉴 1개 |
| 일식 · UDON shimizu 고기 우동 / 소고기 스키야키 우동 | 120,000동 / 170,000동 | 각 1그릇 |
| 양식 · Al Fresco’s 마르게리타 피자 R | 180,000동 | 22cm 피자 1판 |
쌀국수 한 그릇과 피자 한 판을 일대일로 비교할 수는 없다. 피자는 나눠 먹을 수도 있고, 일식집에도 더 저렴한 덮밥이나 작은 메뉴가 있다. 한식도 찌개 하나를 먹을 때와 고기·술까지 주문할 때는 지출이 다르다. 음식의 국적만으로 비싸고 싸다고 나누기보다, 실제로 무엇을 얼마나 주문하는지를 봐야 한다.
위 금액은 메뉴 표시가다. 음료·추가 메뉴는 별도이며, 세금·서비스료·배달비의 포함 여부와 지점·주문 채널별 가격은 결제 전에 확인하는 편이 좋다. 특히 Al Fresco’s 예시는 온라인 주문 메뉴 기준이다. 원화 환산액을 섞기보다 동화 메뉴 가격 그대로 비교했다.

나에게 주 두 번 정도의 외식은 줄여야 할 낭비라기보다, 여기서 생활을 이어가는 즐거움에 가깝다. 다만 그 즐거움까지 포함한 금액이 내 생활비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예산이 맞는 것 같다.
장보기는 여전히 저렴하게 느껴진다
외식과는 별개로, 집에서 요리할 때는 하노이 물가의 장점을 더 많이 느낀다. 내가 평소 구입하는 채소와 과일은 한국보다 저렴하게 느껴지고, 돼지고기·소고기·닭고기도 한국과 미국에서 생활할 때의 내 장보기 경험에 비하면 부담이 적다.
이것은 같은 날짜, 같은 부위와 등급을 맞춰 조사한 국가별 가격 비교는 아니다. 내가 사는 품목과 구입처를 기준으로 한 체감이다. 수입육이나 수입 과일, 한국에서 먹던 특정 브랜드 제품까지 모두 저렴하다는 뜻도 아니다.

내 식비 60만 원에는 저렴하게 먹는 베트남식 점심, 집에서 요리하기 위한 장보기, 주 두 번 정도의 한식·일식·양식 외식이 함께 들어 있다. 그래서 “로컬 음식은 싼데 식비가 왜 그만큼 나오지?”라는 질문에는, 한 달 내내 로컬 음식만 먹는 생활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답하게 된다.
그랩은 한 번 탈 때보다 한 달치를 볼 때 다르게 느껴진다
택시도 비슷하다. 한국이나 일본, 서구권에서 택시를 이용할 때와 비교하면, 내가 하노이에서 느끼는 요금 부담은 확실히 작은 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동할 때도 비교적 편하게 차를 부르게 된다. 다만 이것은 같은 거리와 시간대를 맞춘 국제 요금 비교가 아니라 내 이용 경험에 따른 체감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택시를 일주일에 평균 열 번 정도 탄다. 그렇게 이용하는 비용이 한 달 약 10만 원이다. 출퇴근은 회사 차를 이용하니, 이 금액은 출퇴근을 제외하고 개인적으로 돌아다니는 데 쓰는 돈이다. 출퇴근까지 매일 그랩으로 해결하는 사람이라면 내 교통비를 그대로 기준 삼기는 어렵다.
한 번 탈 때는 부담이 적어도 이용 횟수가 많아지면 월 합계는 생각보다 커진다. 그래서 교통비를 예상할 때는 “택시가 싸다”에서 끝내지 말고, 평일 약속과 주말 외출까지 포함해 일주일에 몇 번 탈지를 적어 보는 편이 낫다. 실제 요금은 이동 거리와 시간대, 호출 시점에 따라 달라지므로 앱에 표시되는 금액을 기준으로 확인해야 한다.
자주 타더라도 승차 전 번호판과 운전자 확인은 별개다. 이 부분은 하노이 GrabCar를 안전하게 타는 네 단계에 정리해 두었다.
주거비는 내 지출에서 빠져 있지만, 이주 예산에서는 먼저 봐야 한다
내 경우 주거비가 지원되는 것이 생활비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 하지만 모든 외국인 직장인이 같은 지원을 받는 것은 아니다. 집세까지 개인이 부담한다면 먼저 회사 지원 범위와 실제 계약 조건부터 확인해야 한다.
하노이는 지역뿐 아니라 건물, 방 크기, 서비스에 따라 임대 조건이 달라진다. 기존 거주지역 글에서 비교했던 미딩·낌마·서호처럼, 외국인에게 익숙한 생활권부터 살펴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이런 곳에서 외국인이 찾는 편의시설과 주택 조건까지 갖추면, 로컬 주거지의 저렴한 집값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그렇다고 그 동네의 모든 집이 다른 지역보다 비싸다는 뜻은 아니다.
거주지역별 생활 분위기는 기존 글 하노이 주재원, 어디에 살아야 할까?에서 미딩·낌마·서호를 중심으로 다뤘다. 지역 이름만 보고 고르기보다 직장까지의 동선, 자주 먹는 음식, 장보는 곳을 함께 놓고 보면 좋겠다. 월세가 낮아도 매일 이동비와 시간이 더 들면 전체 부담은 달라질 수 있다.
하노이 생활비를 예상한다면, 자신의 일주일을 먼저 적어 보자
내가 다시 이주 예산을 짠다면 네 가지부터 나눌 것 같다. 회사가 집과 출퇴근을 어디까지 지원하는지, 일주일에 외식을 몇 번 하는지, 주로 어떤 식재료를 사는지, 개인적으로 차를 몇 번 부르는지다. 여기에 통신·공과금·의료·여가 비용을 별도로 더해야 전체 생활비에 가까워진다.
하노이에서는 로컬 음식을 먹고 현지 식재료로 요리하며 생활비를 줄일 여지가 분명히 있다. 나도 그 장점을 느끼고 있다. 동시에 익숙한 음식이 생각나 식당에 가고, 편해서 차를 자주 부르는 생활도 한다. 그 결과가 내 경우에는 식비 약 60만 원, 개인 교통비 약 10만 원이다.
결국 하노이 생활비는 “베트남 물가가 얼마나 싼가”보다 나는 이곳에서 어떤 방식으로 살 것인가에 더 가까운 질문인 것 같다. 무조건 아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내가 계속 유지하고 싶은 식사와 이동 방식을 포함해 예산을 잡아야, 이곳에서 사는 비용을 조금 더 정확하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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